고단함을 보듬어 감싸주는 우리 집
유치원에, 학교에, 일터에 사람들이 모입니다. 건이네 가족도 그 속에 있습니다.
해 저물 무렵 제일 먼저 집으로 돌아온 건이, 아빠의 퇴근길에 같이 돌아온 동생, 학교 수업을 마치고 학원까지 들러 어두운 밤이 돼서야 돌아온 누나의 옷들이 세탁기에 들어옵니다. 세탁기는 빨랫감들과 대화를 합니다. “오늘 하루는 어땠어?” 가장 먼저 하루를 시작하는 세탁기는 속상한 땀방울, 창피한 오줌 방울, 피곤한 침방울, 묵직한 책임감이 묻은 옷들에서 가족이 겪은 마음을 들여다봅니다. 물을 뿜어 이들을 흠뻑 젖게 하고, 비누 거품을 내어 때를 사르르 녹입니다. 톡톡톡 팡팡팡 시원한 방망이질은 건이네 가족이 어깨를 토닥이며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입니다. 찌꺼기까지 탈탈 털어내고, 엄마의 숨결 같은 향기로 마무리합니다. 가족들은 위로와 응원의 말에서 사랑을 느끼고, 새로운 하루를 준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