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목은 장편 극영화와 다큐멘터리에 참여해온 영화인이자 첫 시집 『연애의 책』으로 황현산 평론가에게 “한국 최고의 연애 시집”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해 대체할 수 없는 존재감으로 사랑받은 시인이다. 『슬픔을 아는 사람』 이후 이 년 만에 펴내는 신작 산문집 『재능이란 뭘까?』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다섯 계절에 한 권씩 출간해 완성될 시리즈 막간의 1막에 해당하는 첫 책이다.
쓰기와 죽기가 교차하며 전개되는 이 책을 넘기다보면 스스로 그 사이, 막간의 물음을 채워보게 된다. 진목은 이 책에서 ‘죽지 않을 만큼만 살려두면서 다른 선택도 못하게 하는 저주 같은’ 재능에 대해 질문한다. 할 수 있음과 할 수 없는 것, 사랑 이전과 사랑 이후, 웃는 얼굴과 우는 마음을 두고 진목은 대답하려 애쓴다. 그 말은 곧 그가 ‘아무것도 너를 얽매지 않을 거라는 황홀한 제안’ 앞에서 죽기 대신 죽음을 생각하는 자유(119쪽), 매일 새롭게 시작되는 쓰기를 택했다는 말이기도 하다.